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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시작일 : 2019.11.12  


블알못이 블록체인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꼭 드는 궁금점이 있습니다. 

"(이것을 만드는 데) 블록체인이 꼭 필요한가요?"

이런 의문점이 드는 이유는 기술적으로 또는 기능적으로 블록체인이 꼭 있어야 하는 예제가 거의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면서 가장 유명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비트코인을 블록체인 없이 만드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가요? 대부분 이렇게들 물어보십니다. 

'비트코인 그거... (싸이월드) 도토리랑 같은 거 아니에요?' 

솔직히 질문하시면서 이런 걱정은 없으신가 모르겠습니다... 설마 그 오래전에 나온 '도토리'를 전세계의 수많은 인재들이 블록체인/암호화폐를 만들겠다고 달려들고 있을까요?...

"네, 도토리와 비트코인은 엄연히 다릅니다."

많은 차이점들이 있겠지만,

"오늘은 블록체인이 기존의 것(시스템)들과 다른 점 중에 가장 중요한 핵심 오브 더 핵심이라 생각되는 Distributed governance를 설명 드리려 합니다."


설명을 시작하며, Governance(거버넌스)라는 단어는 익숙하신지요? 네이버 사전에는 아래와 같이 나오네요.

 

블록체인에서 의미하는 관점에 맞게 조금 돌려서 설명해보면, 

"거버넌스란, 특정 시스템, 특정 서비스, 특정 사업의 지배력(소유권)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싸이월드는 SK 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가 '거버넌스'를 가지는 시스템이고, 도토리는 SK컴즈가 '거버넌스'를 가지는 싸이월드 서비스의 가상 화폐입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설명하면 도토리는 SK 컴즈가 단독 소유하고 있는 싸이월드에서만 사용 가능한 중앙 관리형 가상 화폐 입니다."

그런데, 싸이월드가 한창 인기 많았을 당시에도 도토리를 10억원어치 구매해서 보관하는 사용자가 있었을까요? 아마도 그런일은 없었을 겁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다양한 이유 중 하나는 SK컴즈가 지배하는 사이월드 서비스의 신뢰도는 10억원의 가치보다 낮기 때문입니다. 싸이월드가 망한다거나? 싸이월드가 해킹을 당해서 내 기록이 사라진다거나?싸이월드가 나쁜 의도로 내 도토리가 없어졌다고 배를 째거나? 한다면, 10억원어치 내 도토리는 그 가치가 없어질 것이니 일시적인 교환 수단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이는 비단 SK 컴즈가 아니라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큰 회사라 할 지라도 (신뢰의 가치는 다르겠으나) 동일한 불신의 문제는 존재하게 됩니다. 싸이월드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비추어 생각해 보시면, 단일 거버넌스가 가지는 시스템의 '신뢰'의 문제를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럼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는 어떨까요? 블록체인 초보자의 경우에도 비트코인은 주인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모든 블록체인이 그렇지는 않지만) 비트코인은 어느 한명의 주인이 존재하지 않는 '누구에게나 오픈된 공동 소유의 플랫폼'입니다.

한명이 주인이 아니라는 점은 아주 강력한 신뢰를 만들어 냅니다. 특히 신뢰하지 않는 주체(untrusted party) 간의 '신뢰'(못 믿을 놈들간의 믿음)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보면, (쉽게 설명하려다보니 비유가 좀 그렇지만...) 남편이 단독으로 등기한 주택의 경우에는 남편이 아내나 가족의 동의없이 (도박에 눈이 멀어 사채업자에게) 집을 쉽게 팔아 넘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을 신뢰하지 않는 아내와 가족은 사돈의 팔촌까지 동원하여 100명 공동 소유로 등기를 하기로 합니다. 이 경우에는 남편의 악의 또는 실수로 해당 주택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이것이 방금 말했던 '못 믿을 놈들간의 믿음'입니다. 집이라는 플랫폼(서비스)를 아주 많은 다수가 공동 소유 함으로써 '신뢰하지 못하는 남편과 부인 간에 집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소유권'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분산된 거버넌스는 어떤 것들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요?

"모르는 사람 간에도 은행 없이 송금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네, 이게 비트코인, 암호화폐 입니다. 내 친구에게 안전하게 돈을 전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가는 유일한 존재가 은행이었으니 은행을 통해서 송금을 해왔던 겁니다. 하지만,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들은 은행없이도 동작 가능한 신뢰의 시스템인 것입니다.

"부동산 없이도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아직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실물 자산이 블록체인에 저장되는 날이 오면, 부동산이라는 믿을만한 중개자 없이, 블록체인 지갑에서 송금하듯이 부동산을 사고팔고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서로 경쟁하는 기업들간에 안전한 비지니스 협업이 가능해 질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파괴적인 비전이라 생각됩니다.) 구글과 아마존이 협업해야 한다고 가정할 때, 구글은 아마존이 거버넌스를 가진 시스템을 사용하여 협업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고, 반대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런 문제는 좀처럼.. 아마도 절대 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블록체인은 이런 정책적 난제를 풀기위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술 중 하나입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다면 공동 소유 플랫폼을 사용하여 특정 기업의 우월적 지위없이 조화로운 협업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형태의 비지니스 결합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블록체인은 마법의 열쇠도 아니고 연금술도 아닙니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블록체인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는 블록체인 없이도 거의 완벽하게 요건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강조 드리고 싶었던 블록체인의 강점은 블록체인은 '분산 거버넌스'를 구현하기에 아주 좋은 기술이며, 이는 기존의 기술로는 구현하기 (상대적으로) 어려운 '공동 소유의 플랫폼'을 (상대적으로) 쉽고 명확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고, 이를 잘 활용한다면 기존에는 할 수 없었던 다양한 형태의 개인간 / 기업간 / 국가간 신뢰 기반 협업을 가능케 하여 '이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협업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금 Why blockchain? 에 대해서 고민 중이시거나, blockchain은 개털일지도 모른다는 고민 중이시라면, 블록체인의 기술 그 자체에 주목하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다음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시고 충분히 고민하시길 바랍니다.

"나의 / 우리 회사의 사업 구조가 '분산 거버넌스'를 필요로 하는가?"

근본적으로 의미있는 이유를 찾을 수 있으실 것입니다. 비록 고민의 끝이 'No' 일지라도요.